홍콩중문대학은 홍콩 최고 명문대학 중 한 곳이다. 1963년 설립돼 90여년 역사의 홍콩대학에 비해 관록은 일천하지만, 개혁으로 지금은 홍콩 제1의 인재 배출구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의과대학과 경영대학이 강하다.

1963년 시작된 MBA스쿨은 올해 겹경사를 맞았다. 최고경영자MBA(EMBA)과정이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로부터 아시아·태평양지역 1위 스쿨로 공인받았고, 일반 MBA스쿨도 지난 8월 ‘아시아’지에 의해 ‘아시아 최고 스쿨’로 자리매김됐다. 아시아지는 “끊임없는 개혁이 1위에 오른 비결”이라고 이유를 소개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중문대학 MBA스쿨을 전세계 20위에 랭크시켰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사실상 최고 순위다. 올해부터는 미주 등 4개 대륙의 5개 대학과 동시에 수업하는 ‘하나의 MBA’(OneMBA)과정도 출범시켰다.

학생수 600여명에 교수진만 110명이다. 특히 중국 관련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칭화(淸華)대 MBA과정의 3분의 2를 중문대 교수들이 담당하고 있다. 중국 재정부가 설립한 상하이(上海) 국립회계학원 강의도 중문대 MBA스쿨 교수진들이 주축이다.

한국과는 인연이 적은 편. 한국인 학생수는 손꼽을 정도다. 그러나 교수진에는 한국 교수들이 대거 초빙돼 있다. 허인무(許仁茂) 교수(석좌교환)와 황이석(黃利錫) 교수가 회계학을, 진장천(陳章天) 교수가 경제학을 강의 중이다.

(홍콩=李光會특파원 santafe@chosun.com )


[세계 일류 경영대학원을 가다] 홍콩 중문大 MBA스쿨
“홍콩은 동서양 문화와 기업이 함께 어울리는 곳”


홍콩중문대학은 ‘홍콩 내 전원도시’ 사톈(沙田)의 구릉지에 자리잡고 있다. 그중 가장 높은 곳에 저명한 경영학자 이름을 딴 ‘륭 카우 쿠이(Leung Kau Kui)’빌딩이 아시아 최고 수준의 중문대 MBA스쿨 건물이다.

5층짜리 낮은 회색 건물인데 처음 접할 때는 밋밋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인상은 확 달라졌다. 교수·학생들이 삼삼오오 어울리는 모습이 아늑한 카페를 연상시켰다. 리톈성(李天生) 학장도 그들 속에 섞여 있었다. 지난 8월 신임 학장에 선임된 그는 인기 만점인 편안한 이웃집 아저씨였다. 인터뷰는 가벼운 티 타임(Tea Time)을 가졌다 할 정도로 쉽게 묻고, 자유스럽게 대답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 요즘 홍콩 경제가 좋지 않다고 합니다. 앞으로 전망도 불투명합니다. 왜 이렇게 어렵게 됐습니까?

▲“홍콩 경제의 본질을 이해하면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홍콩 경제는 글로벌 경제의 한 축에 서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가 부진하면 홍콩 경제도 어쩔 수 없어요. 홍콩은 특히 미국 경기에 좌우됩니다. 우리는 이를 ‘미국 위기(American Crisis)’라고 표현합니다. 홍콩 경제 자체는 아직 건전해요. 미국이 회복되면 홍콩도 다시 나아질 겁니다. 홍콩 정부의 경기진작책이 아직 제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관광·물류부문의 특화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월드컵 때 한국인들을 유심히 봤는데 역경을 헤치고 투지를 불태우는 저력이 무섭더군요. 홍콩인들이 이를 배운다면 더 빨리 나아지겠지요.”

-- 중국 경제는 과연 잘 굴러가고 있습니까?

▲“중국은 지금 막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했어요. 글로벌 체제에 비로소 진입한 것입니다. 중국은 매우 유망한 시장이에요. 부실국영기업 처리, 부동산 거품 등 문제가 없지 않지만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잘 해결될 겁니다.”

-- 올해 기업부문의 최대 화두는 분식회계 문제입니다. 미국에서조차 엔론, 월드컴 등 분식회계 문제가 불거졌지요. 아시아 기업들의 투명성은 개선됐다고 보십니까?

▲“홍콩의 경우도 양빈(楊斌) 신의주특구 장관의 어우야농업 분식결산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어요. 홍콩이 비록 기업투명성 면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 해도 완벽할 수는 없지요. 홍콩은 미국식 제도를 많이 모방해요. 미국식은 잘못되면 즉시 고치는 겁니다. 우리 대학 자체도 미국식 기업감시기법을 더 연구하고 있어요.”

-- 한국에서는 MBA거품론이 간혹 지적됩니다. 물론 일부이긴 합니다만 비용에 비해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한국 학생들은 주로 미국에서 MBA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MBA는 미국식 경영방식에 적합한 제도예요. 한국기업에는 독특한 한국식 기업문화, 관행이 있어요. 이러니 한국 기업문화, 경영방식에 적용이 잘 안 된다는 불만이 나오는 겁니다. 미국식 MBA 교육이 한국식 경영 문화를 미국식으로 고칠 수는 있어도, 그것을 한국식 경영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 홍콩 경영 환경도 한국과 마찬가지입니까?

▲“예를 들어 볼게요. 미국인이 홍콩에 책임자로 왔어요. 경영자와 부하직원이 만났을 때 어떻게 통하겠어요. 미국인 경영자는 아침 화제로 NBA(프로농구)나 아메리칸 풋볼을 거론하는데 홍콩 부하직원들이 그를 이해하고, 쉽게 같은 조직에 동화되겠어요? 천만에요. 문화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지요. 일에서도 마찬가지예요. 홍콩에서도 이 같은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 중문대학 MBA와 미국·유럽 MBA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을 딱 한 가지만 들면?

▲“홍콩은 동서양의 멜팅 포인트(융점)예요. 동서양 문화가 만나고, 기업들이 한꺼번에 어울리는 곳입니다. 중문대 MBA스쿨은 동서양의 가치를 서로 섞고, 합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교수진·교육수준·시설은 세계 일류 경영대학원과 비슷하고, 강의 내용에는 아시아적 가치관을 많이 포함시키지요. 예를 들어 한국의 대우·현대 등 대기업, 벤처기업들은 단골 주제토론과목입니다.”

-- 기업인들은 사람은 많아도 인재는 적다고 늘상 불만입니다. 국제화시대에서 정말로 필요한 인재는 어떤 인물입니까?

▲“리더십과 대화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도 그렇고, 직장 내에서의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그렇고…. 두 가지 요소는 조직원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들입니다.”

-- 중문대 진학을 원하는 한국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한국 학생들은 능력면에서 손색이 없어요. 하지만 영어 회화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고 봅니다. 홍콩 중문대학생들은 모국어인 광둥(廣東)어와 만다린(베이징표준어), 영어 등 3개국어에 능통해요. 올해부터는 선발학생들의 50% 이상이 외국학생들로 채웠을 정도로 외국학생들에게 문호가 넓어졌어요.”

(홍콩=李光會특파원 santafe@chosun.com )


[홍콩 중문大 MBA스쿨] 리톈성 학장은…

홍콩 중문대학의 MBA 과정을 책임진 리톈셩(李天生) 학장은 원래 전자공학도였다. 중국 난징(南京)생으로 2살 때인 1949년에 국민당원이던 부친, 가족과 함께 대만(臺灣)해협을 건너가 줄곧 대만에서 성장했다. 대만 교통(交通)대학에서 전자 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타이완에서 엔지니어로 일했고, 미국 미주리대학(UMC)에서 경영학석사(MBA)를 거쳐 1982년 경영학박사 학위를 따냈다.

홍콩 중문대학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989년이다. 그후 미국으로 건너가 미 유타대학과 오하이오주 보웅링 그린 주립대 등에서 학과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1992년 중문대학으로 다시 돌아와 뛰어난 강의실력과 함께 연구분야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8월 교수자유투표로 3년 임기의 신임학장에 새로 선출됐다. “민주적이고 편안하고, 성실하다”는 게 빈센트 라이(賴紹王+京) 부학장이 말하는 리톈셩 학장에 대한 평가이다.

리 학장은 최근 중국 유명대학들과의 교류에 적극적이다. 이 때문에 톈진(天津) 난카이대학과 난징(南京)의 난둥대학, 청두(成都)의 난시교통대학 교환 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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